[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물 대용으로 흔히 마시는 탄산수가 치아 건강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나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구강건강재단 대변인 벤 아킨스 박사는 “탄산수는 중성(pH7)인 수돗물과 달리 산성을 띠기 때문에 치아를 부식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탄산수를 마신 뒤 음식물이 치아에 닿으면 미세한 법랑질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이런 손상이 평생 누적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산은 약한 산이지만 여전히 치아에 해로울 수 있다”며 자신도 탄산수를 마시지 않고, 환자들에게도 피하라고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보다는 탄산수가 덜 해롭다고 덧붙였다.


프라빈 샤르마 영국 버밍엄대 치과대학 부교수 역시 “약간의 산성 음료도 치아 법랑질을 침식할 수 있다”며 “레몬향 등 향료가 첨가된 탄산수는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산성 역류와 탄산음료 때문에 치아 윗부분의 50%, 심지어 80~90%가 손상된 환자들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된 바 있다. 연세대 치대 김백일 교수 연구팀이 국내 시판 중인 탄산수 6종을 분석한 결과, 국산 제품의 pH는 3.94~4.53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H 5.5 이하에서는 치아 법랑질이 부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레몬이 첨가된 탄산수는 치과 수복재료인 레진의 표면 경도를 감소시켰다. 특히 구연산이 함유된 탄산수는 탄산이 제거된 후에도 수복재료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치아 건강을 위해 탄산수를 마실 때 치아에 닿는 시간과 면적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샤르마 교수는 “오랫동안 마시지 말고, 빨대를 사용해 치아와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며 “음용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곧바로 양치질을 하면 오히려 손상을 키울 수 있어 30분~1시간 후 양치를 권고했다.


아킨스 박사는 “주 1회 정도 마신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매일 세 병 이상 마신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탄산수 섭취 횟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김보영 bbo@heraldcorp.com

[기사] 물처럼 마시는데 “치아 다 녹는다”…의사가 꼽은 최악의 음료, 뭐길래